우리 인생길의 한중앙, 올바른 길을 잃고서 어두운 숲을 헤매이고 있었다.
그러나 내 마음을 무서움으로 적셨던, 골짜기가 끝나는 어느 언덕 기슭에 이르렀을 때
나는 위를 바라보았고, 이미 별의 빛줄기에 휘감긴 산 꼭대기가 보였다.
사람들이 자기 길을 올바로 걷도록 이끄는 별이었다.
단테 신곡 지옥편 첫 구절
단테의 신곡은 하느님의 섭리와 구원, 그리고 그를 대하는 인간의 자유의지 문제를 중심으로 서구의 기독교 문명을 집대성한 문학작품이다. 다루는 범위는 예술과 문학, 역사, 전설, 종교, 철학, 정치학, 천문학, 자연 과학 등 인간의 삶과 지식에 관계되는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있다. 내용뿐만 아니라 형식에서도 신곡은 균형과 절제를 통하여 문학작품이 구현할 수 있는 최고의 업적을 이루어냈다. 수많은 비평가들은 단테를 우주의 보편성을 지닌 시인으로 평가했고, 뛰어난 문학적 장치의 설계자로 인정했다. 신곡과 함께 단테는 호메로스, 세르반테스, 셰익스피어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서양 문학사 최고의 위치에 있다.
단테는 고대 로마 최고의 시인 베르길리우스와 젊은 시절 짝사랑 했었던 베아트리체의 인도를 받아 사후세계인 지옥, 연옥, 천국을 여행하며, 신화 혹은 역사의 인물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이를 통해 당시 기독교 신앙과 윤리 및 철학을 고찰하는 내용이다.
Portrait_de_Dante
영어로 하면 Divine Comedy다. 본래 고전 시대 그리스에서 Comoidia(코미디의 어원)라는 말은 희극 일반을 가리키는 말로서, 비극과는 반대로 해피 엔딩으로 끝나는 극 장르를 의미했다. 극중의 단테가 천국에 이르게 되므로 해피 엔딩이기 때문이다. 또 당대에 진지한 책은 전부 라틴어로 쓰였고 각 나라의 방언으로 적힌 것은 진지하지 않은 것으로 취급되었기 때문에, 당시 단테가 이탈리아 피렌체 방언을 섞어서 만든 이탈리아어로 쓴 이 책은 commedia라고 불리게 된 것이다. 또한 특히 지옥편에서는 악인들과 사회를 조롱하는 풍자에 가까운 장면이 많다. 결말이 해피엔딩이라는 점에서 단테는 <희곡(La Commedia)>라는 제목을 붙였지만 1555년 베니스판 이래 희곡 앞에 "Divinia"가 추가되어 < La Divina Commedia Di Dante>가 되었다.[2]

이 작품은 당시의 문어인 라틴어가 아닌 토스카나 방언으로 저술되어 이탈리아어의 생성과 발전에서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근대까지 유명한 저작들은 모두 라틴어로 저술되었으므로 매우 특이한 작품이다. 당대에 당시의 지역 언어로 작품을 쓴 덕에 이탈리아어 연구에 큰 도움을 주고, 실제로 당대의 이탈리아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지옥에서의 형벌은 대부분 자신이 저질렀던 죄를 다시 되돌려받는 형식이다. 바람을 피우면 바람에 날아다니고, 과하게 탐식하면 괴물에게 먹히고, 인색하거나 낭비하면 돈주머니 같은 돌을 굴리는 형벌을 받는다. 이를 지상에서의 악행과 똑같이 대응하는 지옥의 형벌이라고 해서 '콘트라파소(Contrapasso)'라고 한다. 예를 들어 앞을 내다보는 예언가나 점술가들은 더 이상을 앞을 내다보지 말라는 뜻으로 머리를 180도 뒤로 돌리는 형벌을 받으며, 위선자들은 겉은 화려하지만 속으로는 고통스러운 금빛의 납 망토를 입는 형벌을 받는다.
특이하게도 배신과 배반의 죄보다 이단이나 신성모독의 죄가 더 낮은 죄로 분류된다. 단테가 살았던 중세시대는 신에게 이르는 길이 구원이자 행복이었기에, 가장 큰 죄는 신을 어기는 일이 되는 것이 상식적일 것이다. 따라서 신성모독자를 지옥의 가장 밑바닥에 두어야하는데, 단테는 그러지 않았다. 이는 정치가로서의 단테가, '신'의 입장에서 보다는 어느 정도 '인간'을 기준으로 죄의 경중을 살폈기 때문이다.
미노타우르스나 케르베로스 등이 지옥의 악마로 등장하는 점이 흥미롭다. 또한 웬만한 고어물 저리 가라할 정도의 잔인한 묘사로 인해 말이 많다. 또한 무함마드와 그의 사위 알리가 기독교의 분열을 조장한 죄로 지옥에 있다는 설정 때문에 이슬람권 국가에서는 취급이 안 좋다. 미국의 에드워드 사이드(Edward W. Said)는 종교 차별, 기독교 우월주의로 점철된 구역질 나는 시를 명작이라고 언급하는 것이 어이없다고 평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것은 시대적 배경을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현대의 잣대를 들이댄 것이라 좋은 비평이 아니다. 그렇게 따지면 우리가 아는 고대 신화와 고전 명작들 상당수는 '구역질 나는 작품'이라는 카테고리에 넣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타락한 성직자들도 지옥에 있다고 대놓고 묘사한 것 때문에 곳곳에서 금서로 지정할 때도 있었을 정도로 파격적이고 시대를 앞서간 면모도 있다.
특이한 점은 트로이의 영웅 헥토르가 대접받는 데서 추측할 수 있듯이 트로이 전쟁에 대해 호메로스와는 완전히 다른 시각으로 본다는 것이다. 길잡이인 베르길리우스가 원래 트로이 옹호론자였으므로 거기에 영향받은 듯하다. 단테는 정치가이기도 했는데 로마의 제정과 기독교의 이상이 절대적으로 조화되기를 꿈꾸었다. 로마의 시조인 아이네이아스의 고향인 트로이를 옹호하고 베르길리우스를 길잡이로 삼은 것은 어느 것을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하기는 어렵고,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고 보아야 적절하다. 또한 카이사르는 고통 없는 림보에서 편히 지내고, 카이사르를 암살한 브루투스와 롱기누스가 예수를 배반한 유다와 동급의 처벌을 받는 등, 로마 제정의 영광을 그리워하는 모습도 보인다.
이들 유다, 브루투스, 롱기누스는 지옥의 가장 밑바닥에 있는 얼음지옥에서, 그 정가운데 존재하는 3개의 얼굴을 가진 루시퍼의 거대한 입에 각각 반쯤 물려져 있다. [4]
신곡 - 나무위키
우리 인생길의 한중앙, 올바른 길을 잃고서 어두운 숲을 헤매이고 있었다.그러나 내 마음을 무서움으로 적셨던, 골짜기가 끝나는 어느 언덕 기슭에 이르렀을 때나는 위를 바라보았고, 이미 별의
namu.wiki
다양한 국적의 인물들이 언급되지만 단테와 직접적으로 대화를 나누는 인물은 대다수 이탈리아 그중에서도 토스카나 지방 사람들로 한정되어 있다. 극중에서 단테가 세계사적으로 유명한 사람을 찾기 보다는 자기 고향 사람이 있는지부터 우선적으로 살피는데다 나누는 대화도 타지에서 우연히 만난 고향 사람들과 대화 나누듯 하기에 제3자가 듣기에는 도대체 이게 뭔 소리인지 난해한게 많다. 13세기 이탈리아 도시국가사는 세계사에서 비중이 너무나 작아 이탈리아사를 집중적으로 파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헤맬 수 밖에 없기에 배경지식을 알려주는 주석의 필요성이 급증한다.
지옥편에 비해 연옥편과 천국편은 내용이 난해해서 상대적으로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 천국편은 특히 수비학적, 신비주의적 묘사, 신학적 관점이 잔뜩 들어가서 혼란스럽게 하고, 특히 3주덕(믿음 소망 사랑)이 나오면 미친다. 심지어 단테 본인도 천국편의 서문에서 천국편은 '좀 되는' 사람만 읽으라고 하였다. 이 때문에 서양에서는 Comedia Divina라고 해서 지옥편, 연옥편, 천국편을 따로 분리해서 팔기도 한다.

그녀의 눈동자는 별처럼 반짝였으며, 나를 부르는 그 목소리는 감미롭고 낮은 천사의 목소리요 음악이었다.
시인 단테 알리기에리는 연인 베아트리체를 평생 2번 만났으나 강렬한 지고 지순한 사랑을 하였으며 지금도 그 장면은 위의 명화를 통하여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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